e스포츠가 낳은 e스타는 누구일까
e스포츠가 태동하고 지금까지 많은 프로게이머들이 데뷔와 은퇴를 했습니다.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에 팬들은 열광했고, 팬들의 함성만큼 e스포츠는 성장했습니다. e스포츠라는 커다란 배 위에 올라타고 내린 수많은 선수들 중에서도 시대를 대표한 선수들이 있습니다. 팬들의 이목은 이들에게 쏠렸고, 이들은 기꺼이 배의 선장이 되어 키를 잡고 e스포츠를 알리는데 공헌했습니다. 대표적인 선수들의 발자취를 살펴보면 e스포츠의 발전과 흐름을 짚어보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쌈장 이기석 : 프로게이머가 광고에 출연하다
이기석 선수는 e스포츠가 본격적으로 태동하기 이전부터 활약한 스타크래프트 1세대 프로게이머입니다. 테란 중심의 랜덤 유저로 많은 대회에 참여해 좋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1999년 래더 토너먼트 우승, 게임큐 스타리그 올스타전 준우승 등 굵직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쌈장(SSAMZANG)은 그의 배틀넷 아이디입니다. 이를 흉내 내기 위해 한때 배틀넷에는 쌈장을 패러디한 아이디가 많았습니다. 춘장, 고추장, 막장 등 쌈장을 패러디한 아이디들은 그의 인기를 증명했습니다.
이기석 선수가 유명세를 탄 이유는 프로게이머 최초로 광고에 출연한 덕분입니다. ‘코넷’이라는 한 인터넷 기업의 광고 모델에 출연했는데, 광고 속에서는 스타크래프트 유닛과 함께 그의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말끔한 외모에 검정색 안경을 쓴 그의 모습에는 프로게이머의 이미지가 잘 담겨 있었습니다. 그는 광고 출연으로 프로게이머의 상징과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e스포츠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이는 e스포츠의 대중화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테란의 황제 임요환 : 영원한 e스포츠의 아이콘
임요환 선수는 e스포츠라고 하면 곧바로 떠오르는 선수 중 한 명입니다. “e스포츠는 몰라도 임요환은 안다”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임요환 선수는 대중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프로게이머입니다. 그는 데뷔와 동시에 각종 대회를 모조리 휩쓸었습니다. 온게임넷 스타리그 2회 연속 우승, 월드사이버 게임즈 스타크래프트 개인전 우승, KPGA 투어 우승 등 일일이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대회에서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습니다.
임요환 선수는 테란의 황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스포츠에서 황제는 최고의 선수에게만 수여되는 영광스러운 호칭입니다. 축구 황제 펠레,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등 오랜 시간 정상의 자리를 놓치지 않은 선수들에게 전문가와 팬들은 황제라는 칭호를 수여했습니다. 임요환 선수는 황제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오랜 시간동안 정상의 자리에 군림했습니다.
임요환 선수는 잘생긴 외모, 뛰어난 실력, 기발한 전략, 강한 승부욕을 겸비한 최고의 선수였습니다. 팬들은 그의 플레이를 지켜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으며 그의 경기가 끝나면 대다수의 관중이 썰물처럼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임요환 선수는 e스포츠가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발전하는 데 크게 공헌했으며 게임 외적으로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e스포츠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현역에서 은퇴한 지 한참이 지난 지금까지도 팬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몇 안 되는 선수이며, 영원한 e스포츠의 아이콘으로 남아 있습니다.
안드로장 장재호: 프로게이머를 압살하는 프로게이머
장재호 선수는 워크래프트3 출신 프로게이머로, 워크래프트3의 임요환이라는 찬사를 받은 선수입니다. 워크래프트3는 스타크래프트를 제작한 블리자드에서 2002년 출시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워크래프트3는 출시하기 전부터 스타크래프트를 잇는 대작으로 큰 기대를 받았습니다. 워크래프트3가 출시된 시기에는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자리를 잡은 상태였기 때문에 선수들은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3를 병행해 연습했습니다. 워크래프트3가 스타크래프트를 뛰어넘는 대작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스타크래프트 리그는 인기가 식지 않고 오히려 더 발전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에서 자리를 잡은 선수들은 스타크래프트에 전념했고, 스타크래프트 리그와 워크래프트3 리그가 양립하게 되었습니다.
워크래프트3는 우리나라보다 해외에서 더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유럽과 중국에서는 스타크래프트보다 워크래프트3에서 더 많은 대회가 개최되었으며, 장재호 선수는 이러한 상황에서 워크래프트3의 최강자로 군림했습니다. 뛰어난 컨트롤, 치밀한 계산, 상대를 압살하는 경기력으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상대를 완벽하게 제압하고 정신 상태를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린다는 의미에서 ‘안드로장’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프로게이머를 아마추어처럼 만들어버리는 그의 플레이에 많은 이들은 혀를 내둘렀습니다. 장재호 선수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성화봉송에 초대될 만큼 중국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했으며 오랜 시간 동안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정상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진정한 워크래프트3의 화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페이커 이상혁 : 세계 최고의 미드 플레이어
이상혁 선수는 리그 오브 레전드 미드 라인 플레이어로 지금의 e스포츠를 대표하는 선수입니다. 2013년에 데뷔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e스포츠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가 되었습니다. 이제 “e스포츠는 몰라도 페이커 이상혁은 안다”는 말이 나옵니다. 이상혁 선수는 임요환 선수의 바통을 넘겨받아 e스포츠의 새로운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두 선수 모두 SK텔레콤 소속으로 활약한 것도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5대5 팀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 특성상 개인이 돋보이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상혁 선수는 본인의 기량을 내세워 다른 선수들을 모조리 격파했습니다. 폭넓은 챔피언 활용, 새로운 전술, 공격적인 플레이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팬을 열광시켰습니다.
이상혁 선수는 경기마다 꾸준하게 좋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으며 소속 팀 SK텔레콤은 출전하는 대회마다 좋은 성적을 거둡니다. 2016년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 세계 대회인 롤드컵에서 최초로 3회 우승의 위업을 세워 다시 한 번 최고의 선수라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이상혁 선수의 일거수일투족은 e스포츠를 들썩이게 합니다. 인터뷰 한마디, 행동 하나에 많은 팬들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봅니다. 십만 명 이상의 팬들이 그의 개인 화면을 보기 위해 개인 방송을 찾습니다. ‘e스포츠의 메시’라는 말은 그의 가치를 잘 나타냅니다. 이상혁 선수는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앞날을 더 기대하게 만듭니다. 그의 전성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입니다.
지금까지 거론한 선수들 이외에도 여러 선수들이 e스포츠의 전설로 남을 만큼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천재테란 이윤열, 괴물테란 최연성, 낭만오크 이중헌, 카트라이더의 황제 문호준 등 많은 선수들은 e스포츠를 반짝반짝 빛냈습니다. 상대적으로 뛰어난 선수들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한 선수들이 많지만 그들의 노력마저 보이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그들도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연습하고 준비했습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입니다. 그들이 없었다면 빛나는 선수들도 없었을 것입니다. 지금도 잠을 줄여가며 노력하고 있는 선수 모두를 e스타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참고 : e스포츠를 대표하는 대회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