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를 아시나요?
e스포츠라는 용어를 알고 있나요?
e스포츠라는 용어를 알고 있나요? 또는 들어본 적이 있나요?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e스포츠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을 겁니다.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 많은 청소년들이 PC방에서 게임을 즐기는 것 정도는 알고 있을 겁니다. 어느덧 e스포츠는 우리 사회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e스포츠는 언제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e스포츠는 언제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앞으로 e스포츠와 함께 여행을 떠나기 위해 먼저 e스포츠가 무엇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e스포츠는 ‘electronic sports’의 약자로 ‘electronic’은 ‘전자의’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직역하면 전자 스포츠가 됩니다. 전자 스포츠라고 하니 뭔가 조금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포털 사이트에서 e스포츠를 검색하면 다음과 같은 정의를 볼 수 있습니다.
“e스포츠란 컴퓨터 및 네트워크, 기타 영상 장비 등을 이용하여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로 지적 능력 및 신체적 능력이 필요한 경기이다. 대회 또는 리그와 같은 현장으로의 참여, 전파를 통해 전달되는 중계의 관전, 그리고 이와 관계되는 커뮤니티 활동 등의 사이버 문화 전반 또한 e스포츠 활동에 속한다.”(스포츠백과, 국민생활체육회)
설명이 조금 어렵죠?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게임을 매개체로 상대방과 승부를 가리는 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넓은 관점에서 보면 수백 명의 관중 앞에서 게임을 하고 있는 유명한 프로게이머도, 옆 동네 PC방에서 옥신각신하며 게임을 하고 있는 철수와 영희도 e스포츠를 즐기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철수와 영희의 플레이에 많은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거나 열광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좁은 관점에서는 공식 경기장에서 프로게이머들이 게임을 하고, 이 게임을 중계하는 캐스터, 해설자가 존재하며, 게임을 관람하는 시청자가 있는 경우를 e스포츠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e스포츠의 정의는 이와 같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스포츠라고 하면 우리는 쉽게 야구, 축구, 농구 같은 구기 종목을 떠올립니다. 누구나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스포츠이기도 하고, 그만큼 대중적이고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관객들은 4번 타자가 홈런을 치거나 유격수가 좋은 수비를 보여주면 열광합니다. 축구를 좋아하는 팬들은 미드필더의 화려한 발재간과 공간을 활용하는 플레이를 보면서 전율을 느낍니다. 마찬가지로 프로게이머의 경기를 보면서 손에 땀을 쥐고 몰입하는 관객들이 있습니다. 이런 관심 덕분에 게임을 e스포츠라고 부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e스포츠가 지금처럼 활성화된 것은 어쩌면 예정된 수순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가정에 컴퓨터를 한 대씩 두게 만들겠다”라고 선언한, 당시에는 미친 소리 취급을 받았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시자 빌 게이츠의 말처럼 우리나라 가정에는 빠른 속도로 컴퓨터가 보급되었습니다. 눈부신 경제 발전에 힘입어 가정에는 컴퓨터를 구입할 만한 경제적 여유가 생겼습니다.
정부의 정책도 뒷받침했습니다. 2000년대 초반, 정부는 IT 강국을 목표로 무선 네트워크 서비스를 발전시키고, 각종 통신 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했습니다. 이제 한 가정에 컴퓨터는 기본이고 노트북, 태블릿 PC, 스마트폰 등 컴퓨터를 대체할 수 있는 기기까지 보유하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듯이 우리는 짧은 시간에 미디어 기기에 둘러싸였고, 컴퓨터를 능숙하게 다루지 못하면 뒤처지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아주 빠른 속도로 컴퓨터와 무선 통신이 우리의 삶에 깊숙이 스며들었고, 이는 e스포츠라는 새싹이 자랄 수 있는 토대가 되었습니다.
물론 컴퓨터가 보급되기 이전에도 사람들은 게임을 즐겼습니다. 지금은 추억이 되어버린 재믹스, 슈퍼컴보이 같은 게임기도 유행했습니다. 동네에 한두 군데쯤은 있었던 오락실에 가서 조이스틱을 조작하고 손가락이 아플 정도로 버튼을 두드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컴퓨터의 보급과 무선 네트워크 서비스의 발전은 게임을 하는 데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없애버렸습니다. 예전에는 친구와 함께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약속 시간을 정해서 오락실로 가야 했습니다. 아니면 게임기가 있는 친구 집에 놀러 가거나 친구를 자기 집으로 불러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컴퓨터 앞에 앉으면 언제 어디서나 함께 게임을 할 상대를 찾을 수 있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알고 있는 정보를 누군가와 공유하려 하고 같이 무언가를 즐기고 싶어하는 사회적 동물입니다. 유저들은 혼자 게임하는 것보다 함께 게임을 할 누군가를 찾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온라인 게임은 무선 통신을 등에 업고 서서히 주류 문화로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컴퓨터를 잔뜩 모아두고 한곳에서 게임을 할 수 있는 PC방이라는 새로운 공간도 생겨났습니다. PC방을 처음 본 사람 중에서는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집에서 게임을 하면 편안하게 할 수 있는데, 어느 누가 자기 발로 PC방을 찾아가겠어? 조만간 쫄딱 망하겠군.’ 하지만 PC방이 손님들로 꽉 차 있는 모습, 자리가 없어서 사람들이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 이들의 입은 쩍 벌어졌을 겁니다. 곧 너도나도 PC방을 오픈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한 게임이 출시되었습니다. 바로 스타크래프트(starcraft)라는 게임입니다. e스포츠를 이야기하면서 스타크래프트를 빼놓을 수는 없습니다. 스타크래프트없는 e스포츠는 단팥이 빠진 찐빵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게임을 스포츠라고 부를 수 있게 된 것은 스타크래프트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스포츠의 기틀을 잡고 지금과 같은 게임 문화 산업의 토대를 쌓은 것도 스타크래프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는 사람들을 PC방으로 모이게 만들었고 PC방 사장님들은 가게를 홍보하기 위해 크고 작은 대회를 개최했습니다. 대회 참가자뿐 아니라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회를 구경하기 위해 PC방으로 모였습니다. 이는 게임을 e스포츠라고 부를 수 있는 첫걸음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이야기할 e스포츠는 이렇게 서서히 시작되었습니다.
e스포츠의 나이는 몇 살일까요?
그렇다면 e스포츠의 나이는 몇 살일까요? 게임을 마치 축구 경기처럼 중계하기 시작한 것은 1999년부터입니다. 케이블 방송국 ‘투니버스’는 PKO (프로게이머 코리아오픈)라는 명칭으로 스타크래프트 경기를 중계했습니다. 당시 선수들은 사이버 전사와 같은 의상을 입고 경기에 임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아직 e스포츠라는 용어가 통용되지 않았을 때였지만 게임을 전국에 중계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한다면 이때가 e스포츠의 탄생일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2024년 현재 e스포츠의 나이는 26살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사회초년생 나이로, 신체가 건강할 때입니다. 아직 20대 청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 짧은 역사지만 e스포츠는 우리의 삶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여러 사람들은 e스포츠를 즐기고 있습니다. e스포츠가 청년기를 지나 장년기가 될 때까지 오랫동안 양분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기를 기대해봅니다. 그리고 기왕이면 영생불멸의 존재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참조 : 스타크래프트가 국민게임이 된 이유